오버워치의 마스코트 히어로 「트레이서」
오버워치의 마스코트 히어로 「트레이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오버워치 담당자 분들께.


오버워치가 출시되기 전, 한국은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가 PC방을 점령하고 있었습니다. 오버워치는 출시와 동시에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니 실로 대단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아직 정식으로 런칭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어찌 보면 파릇파릇한 신생 게임이기 때문에 밸런스 등 여러 면에서 고칠 부분이 많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근미래적 스토리와 FPS의 조화는 저와 같은 게이머를 불러모으기에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오버워치가 소위 '망겜'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한국에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에임핵 등 부정 프로그램 관련 정책이 상당히 미흡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메리카 서버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만, 한국에 사는 제 친구들이 부정 프로그램 사용자, 통칭 핵쟁이들에 대해 많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또, 유튜브나 트위치, 아프리카 TV에서 오버워치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들도 핵쟁이들 때문에 정상적으로 게임을 진행하지 못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심지어 유명 스트리머이자 오버워치 해설자인 이선생님도 핵쟁이들을 견디지 못하고 최근 더 이상 오버워치 경쟁전을 플레이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지켜지지는 않은 것 같지만요.) 무엇보다 현재 세계에서 경쟁전 평점 5000점을 달성한 유저 두 명 중 한 명이 핵을 사용하여 5000점을 달성했다는 점이 플레이어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오직 아시아 서버, 특히 한국에서만 많이 보인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번에 블리자드 측에서 많은 수의 부정 프로그램 및 치트 사용자를 차단한 것은 알고 있습니다. 게임핵을 쓰는 유저가 적은 수이고, 핵이 빠르게 확산되지 않는다면 이 방법은 유효한 방법이 맞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핵이 빠른 속도로 유포되고 있고 (BOSS와 같은 핵 판매자가 활발히 게임을 하면서 핵을 홍보하고 판매하고 있습니다), 핵 사용자 수 또한 최근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 차단 정책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대처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한국의 게임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의 결과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원인을 찾아 없애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게임의 구조적인 문제도 있지만 이는 왜 핵이 한국에서만 자주 발견되는지에 대해 설명할 수 없습니다. 블리자드 코리아의 PC방 우대 정책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오버워치는 기본적으로 패키지 게임으로서, 게임 패키지를 구매하면 한 계정에 귀속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재는 계정을 정지하는 것과 같이 계정에 처벌을 함으로서 그 계정에 귀속된 게임도 즐길 수 없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현재 아메리카 서버와 같이, 모든 사람이 오버워치를 구매한 사용자라면 사용자들은 자신의 돈이 아까워서라도 게임핵을 피하게 됩니다. 오버워치가 30달러, 꽤 돈이 나가는 축에 속하는 게임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메리카 서버 다이아몬드 티어에서 플레이를 하면 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PC방에서는 오버워치를 구매하지 않은 계정이라도 오버워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다른 국가와는 다르게 오버워치를 즐기는 데 돈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핵을 사용하는 유저도 비교적 마음 편하게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거기다가, 주민등록번호나 아이핀을 확인하는 등의 엄격한 "본인인증" 절차가 요구되지 않는 타 국가 계정을 가지고도 오버워치를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배틀넷의 국가 확인 절차가 IP Geolocation 기술에 의존하기 때문에 VPN이나 프록시 서버를 이용하면 쉽게 한국에서도 타 국가 계정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점은 핵 사용자들이 '수 틀리면 계정 새로 파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마음 놓고 핵을 남용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에 대한 여러가지 대안이 인벤과 같은 게임 커뮤니티에서 제시되고는 있지만, 한가지 분명한 점은 현재 블리자드의 운영 정책은 이 핵 사태에 전혀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핵을 발견해도, 핵 유저들은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서 PC방에서 무료로 핵을 다시 사용할 것이 확실합니다.

한국의 PC방 문화가 상당히 독특한 문화라는 것은 인정합니다. 한국어 'PC Bang'이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곳이라는 명사로 활용된다는 점에서부터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 나라의 문화에 맞춰, 그 나라의 게임 트렌드와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는 방식 등을 조사하여 그에 맞게 운영정책을 조절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점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재 이 '로컬라이징 정책'이 완전히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정책은 수정되거나 아예 폐기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에서 제안한 해결책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PC방 우대 정책을 아예 폐기한다. 둘째, PC방 우대 정책을 계속 하되, 타 국가에서 생성된 계정을 이용해서는 PC방에서 무료로 플레이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 셋째, PC방 우대 정책을 계속 하되, PC방에서 접속한 미구매 계정의 경쟁전 플레이를 제한한다. 첫째 방식은 사용자의 수를 감소시킬 수 있지만 핵 사용자의 비율을 아메리카나 유럽 서버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고, 그 상태를 유지시킬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둘쨰 방식은 차단한 핵 사용자가 다시 핵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을 수 있지만 아직 많은 수의 핵 사용자가 한국 계정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즉각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우며 신규 유입되는 핵 사용자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셋째 방식은 핵 사용자 이외의 다른 사용자에게 피해가 갈 가능성이 있지만 경쟁전 시스템의 무결성을 보장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대안들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아니면 새로운 방안을 찾을 지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그 방안은 한국의 핵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어야 합니다. 더 이상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대처는 안 됩니다. 온라인 게임은 오프라인 게임과 달리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기는 게임인 만큼 분쟁을 조율하는 운영진과 정책이 재미의 큰 요소로서 작용합니다. 제 트위터 친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운영 안 되는 게임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망겜"이라고 말입니다. 현재 오버워치가 망겜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게임성이 안 좋거나 잘 못 만든 게임이라서가 아닙니다. 미흡한 운영정책이 오버워치를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여러분, 여러분의 게임을 쓰레기 게임으로 만들지 마십시오. 고맙습니다.


한 오버워치 플레이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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